[댓글읽기] 만성 피부질환, 두드러기에 약물이 효과가 없을 때

항히스타민제, 염증 반응 해결이 아닌 회복 시간을 주는 약

근본적으로 몸 안의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약을 먹거나 발라도 호전되지 않고, 만성적인 패턴으로 빠지게 됩니다.

항히스타민제 사용, 전과 다르게 효과 없어

두드러기나 만성적인 피부 질환에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 사용법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하십니다.

마침 “급성 두드러기, 만성 두드러기 감별점, 항히스타민제 사용법”에 대해 적은 칼럼에 달린 댓글이 있어 살펴보려 합니다.

“선생님, 피부염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나아진 몇 개월을 제외하고 거의 1년 가까이 복용해가는 것 같습니다. 아토피의 연장선이라고 하는데, 제가 점점 약을 줄여가다가 끊은 지 서너 달 만에 피부염이 재발해서 다시 복용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얼굴 피부에 발진같이 돋았고, 잘 맞던 엘리델크림도 바르고 나면 가라앉았는데, 오히려 이번엔 심해진 거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나요? 크림은 저를 낫게 만든 큰 이유였는데, 갑자기 안 맞아서 속상합니다.”

항히스타민제, 염증 반응을 직접 해결해주진 않아

우리가 어떤 약을 먹거나 바를 때는 당연히 그 질환을 치료하고 싶어서 사용합니다.

피부과 질환의 서양 의학적인 약물은 크게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피부 질환인지 아닌지의 감별이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합니다.

피부염, 두드러기, 피부 혈관염 등 만성적인 피부질환은 모두 몸 안에서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해서 생기는 염증입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발생하면 몸에서는 히스타민 등 기타 여러 물질이 분비됩니다. 그러면 피부 가려움, 열감, 붉어짐 등 기타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항히스타민제는 이런 염증 반응을 해결해주는 약물은 아닙니다. 몸 안에서 히스타민이 분비되지 않도록 막는 약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용어 그대로 “항” 히스타민제, 즉 히스타민에 대항하는 작용을 하는 약물입니다.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면 히스타민 수용체에 히스타민 대신 항히스타민제가 딱 붙습니다. 약의 작용 시간 동안 이미 체내에 분비된 히스타민이 작용하지 못하게 막는 약물입니다.

약을 먹고 일정 시간 지나면 체내에 여전히 히스타민이 남습니다. 그러면 또다시 가렵고, 두드러기가 생기고, 피부염을 지속합니다.

항히스타민제 사용 목적은 가려움이 완화되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그동안 잘 쉬고, 안정을 취하고, 면역체계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나 엘리델 크림 같은 면역억제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비정상적으로 면역체계가 작동해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증상이 심해집니다. 우선 힘드니까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같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바르는 것입니다. 이처럼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준 다음에 몸이 잘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만성 피부질환, 다른 치료 방법도 고려해보아야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피부 질환 초기에는 이 약물을 짧게 먹거나, 바르면 증상이 우선 진정되고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몸 안의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약을 먹거나 발라도 호전되지 않고, 만성적인 패턴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등을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정상적인 면역반응조차 억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전과는 다른 심각한 피부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약도 소용없고, 피부는 이상한 상태로 빠져드는 어쩔 수 없는 단계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댓글 주셨던 분이 이전에는 항히스타민제, 엘리델 연고를 바르면 호전되었는데, 이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피부염, 두드러기, 혈관염 등 피부 질환은 예후 판정이 중요합니다. 항히스타민제, 면역억제제는 불필요하거나 나쁜 약이 아닙니다. 잘 사용하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피부질환이 만성적으로 반복한다면, 약물을 사용할 때 잠깐 좋아졌다가도 재발을 반복한다면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피부 질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때는 반드시 좀 더 근본적으로 몸이 튼튼해지도록, 피부의 면역체계가 정상화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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