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붉은 반점이?! 자반증의 종류, 증상, 치료까지 완전정복! ft 빨간점

자반증의 다양한 형태,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스테로이드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악화한다거나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자반증은 스테로이드로도 증상 조절이 안 됩니다.

자반증의 정의는 한자로 자줏빛 자(紫), 피부병 반(癍)으로 적자색의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총칭합니다.

적자색, 붉은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이유는 피부 밑, 피하 혈관에서 출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자반은 하지, 다리에서 시작하고 점점 허벅지나 상지로 확산되기도 합니다.

자반증에 피하 출혈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혈소판 감소증처럼 혈액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검사상 특별한 원인이 없는 면역 체계의 이상에서 기인합니다. 즉, 자가면역반응으로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혈관벽이 손상되고 출혈이 일어날 때 자반증이 생깁니다.

저한테 내원하시는 분들 중에는 빨간 점이나 다른 피부질환을 자반증 아니냐며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팔다리에 생기는 붉은 반점, 자반증의 여러 가지 형태와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알레르기성 자반증(헤노흐쇤라인 자반증)의 형태

 

사진을 보면서 자반증의 형태 하나하나씩 살펴보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다리에 생기는 붉은 반점의 대표적인 형태는 자잘한 붉은 반점이 다리 위주로 쫙 깔리는 자반증입니다. 고춧가루 뿌린 듯한 붉은 반점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조금 옅은 부분, 흐릿한 반점이 있고 좀 더 선명한 반점이 있습니다. 피하 출혈이 생기면 며칠 내에 출혈반이 흡수돼서 선명한 붉은 반점은 옅은 반점으로 점점 바뀝니다.

문제는 선명한 반점 옆에 희미하게 변하지만, 붉은 반점이 선명하게 또 터지는 거죠. 그러면서 연하고 진한 붉은 반점이 쫙 깔리게 됩니다.

여기서 팁 한 가지, 일반적인 자반증의 붉은 반점은 출혈 부위가 수일 내에 옅어집니다. 단, 혈관에 염증이 진정되지 않으니까 또 터지고 터지면서 출혈 부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반증이 발생하는 초기에는 위와 같이 발목 주변에만 자반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붉은 반점이 국한되기도 하죠. 이 얘기는 염증이 있는 혈관이 적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직립 보행합니다. 그래서 체중이 실리는 곳인 발등, 발목 주변에서 좀 더 붉은 반점이 생기기 쉽습니다.

처음에 발목에만 자잘한 붉은 반점이 생기면 ‘그냥 양말에 눌려서 그런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극에 눌려서 혈관이 터질 수도 있지만, 일상적인 자극에도 붉은 반점이 자꾸 생긴다면 자반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팔다리에 나타나는 붉은 반점이 자반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색으로 피멍 든 것처럼 나타나는 자반증도 있습니다.

보시면 피멍 든 것처럼, 꼭 어디 부딪혀서 멍든 것 같죠? 이런 자색의 반이 여기저기 생깁니다.

특히 소아 자반증에서 종종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아이가 다리에 자꾸 멍이 생긴다면 단순히 ‘어디 부딪혔나?’ 생각하지 마시고요. 피멍의 개수도 살펴보시고, 멍이 자꾸 반복되지 않는지도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자반증은 무릎 뒤에 출혈반이 크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잘한 붉은 반점과 피멍 든 반점이 보이고, 무릎 뒤에 크게 출혈반이 나타납니다.

이때는 무릎이 좀 많이 부을 수 있어요. 무릎이 아프고 굽히기 힘들어서 걷기 힘들 수 있습니다. 자반증이 피멍처럼 나타나는 경우에는 무릎이나 발목, 발등 같은 관절이 아픈지 꼭 한번 살펴보세요.

소아 자반증 환자들은 배가 계속 아프다거나 토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관절 주변이나 복부 장기에도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아이 몸에 자꾸 멍이 들고 다리, 종아리가 아프다고 한다면 ‘그냥 성장통인가?’ 하고 간과하지 마시고요. 배는 안 아픈지 꼭 한번 체크해보시고, 다리에 자반도 잘 살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보여 드린 케이스는 일반적인 알레르기성 자반증인 헤노흐쇤라인 자반증(HSP)에 해당합니다. 자반증에서도 전형적이고 흔한 패턴입니다.

또 다른 자반증의 형태: 색소성 자반증 & 노인성 자반

전형적이지 않은 케이스로 색소성 자반증이 있습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피부 주변에 출혈이 일어나고 색소 침착을 동반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붉은 반점들이 있고, 밑에 연하게 황갈색으로 색소침착이 깔려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황갈색의 색소침착이 진해지고 그 위에 붉은 반점, 출혈반이 더 생기면서 확산됩니다.

색소성 자반증이 진행된 형태입니다. 황갈색 색소반들이 넓게 전반적으로 깔려 있죠. 그리고 붉은 출혈반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붉은 출혈반들이 점점 시간이 지나면 황갈색으로 변해서 정상 피부와 다리 색이 전반적으로 다릅니다.

살짝 붉은 반점들이 진하게 황갈색으로 변화하는 것은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천천히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만성 색소성 자반병’이라고도 합니다.

또 다른 패턴의 색소성 자반증입니다. 자잘한 붉은 반점들이 깔려 있습니다. 한 번 붉은 반점이 생기면 연한 갈색으로 변하면서 천천히 없어지는데, 잘 안 없어집니다. 허벅지 내측이라든지 종아리가 부딪히는 부위,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부분이라든지 피부 마찰이나 자극이 취약한 부분에 생깁니다.

처음에는 ‘뭔가 피부에 생겼나 보다. 어디 부딪치거나 스쳐서 그랬나?’ 간과하다가 자반이 점점 번지고 안 없어지고 피부색이 변하게 되죠. 그래서 허벅지, 종아리가 부딪히는 부분, 팔다리, 오금 등 마찰이 가해지는 부위에 출혈이 생기면서 착색되는 것이 바로 색소성 자반증입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혈관에 염증이 있어서 피하 출혈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혈관벽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잘 스치는 부위에 자잘한 붉은 반점이 생겼다가 천천히 진해지고 사라지죠.

색소성 자반증은 만성으로 진행됩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좌우 대칭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국소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진을 보면 한쪽 정강이에 붉은 반점이 있고, 밑에 보면 황갈색의 색소 침착이 있죠.

국소적으로 색소침착과 함께 황갈색으로 변하는 색소성 자반증은 자각증상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출혈 부위가 집중되어 있다 보니까 혈관이 터질 때 톡톡 쏘는 느낌이라든지 따가움, 가려움 등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발바닥, 정강이 등의 부위에 국소적으로, 비대칭적으로 피하 출혈이 생기는 경우도 자반증에 해당하는 케이스입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흔하지 않은 타입이지만, 붉은 반점을 잘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혈관벽이 약해서 생기는 자반증의 또 다른 패턴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보여드렸던 자반증은 다리, 하지 위주였죠. 그런데 팔에 더 잘 생기는 자반증도 있습니다. 팔에 자색의 반점이 생기는 질환을 노인성 자반증이라고 합니다.

노인성 자반은 팔뿐만 아니라 스치는 부위에 잘 생깁니다. 옷깃이 닿는 목 주변, 얼굴에도 생길 수 있고 피부가 얇은 부위에 주로 생깁니다. 노화로 인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벽이 약해져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죠.

노인성 자반 환자분들은 시장바구니 하나만 들었는데 팔이 따끔따끔하더니 혈관이 터지고 붉은 반점이 생겼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노인성 자반증이 연세가 있는 경우 생기긴 하지만, 꼭 나이 든 사람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벽이 약해져서 생긴다는 것이 맞습니다.

노인성 자반의 대표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자외선이죠. 자외선이 많이 닿으면서 피부가 얇아지고 약해져서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병적으로 생기는 노인성 자반증은 전후 관계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노인성 자반은 스테로이드 로션이나 연고제, 기타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던 스테로이드 주사제의 오남용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붉은 반점이 없었는데 팔에 생기면 잘 체크하면 좋겠습니다.

간혹 붉은 점을 ‘자반증 아니냐?’ 하고 내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빨간 점, 붉은 점은 점일 뿐입니다.

붉은 점의 경계는 자반증의 자반과 다르게 경계가 명확하고 색이 좀 더 선명합니다. 자반증은 일반적으로 색이 옅어졌다가 짙어졌다가 한다고 했죠? 근데 붉은 점은 항상 일정한 색깔을 띱니다. 그냥 검은 점처럼 생기는 붉은 점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반증, 고장 난 면역체계를 바로잡는 치료

그렇다면 자반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자반증 급성기라면 절대 안정이 기본입니다. 자반증은 대부분 서양의학적으로 검사상 뚜렷한 원인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안정, 휴식이 최선입니다. 만약에 혈관 염증이 심해서 배가 너무 아프다든가 전신 증상이 심하다면 단기간 스테로이드로 처치합니다.

문제는 만성 자반증입니다. 스테로이드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악화한다거나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자반증은 스테로이드로도 증상 조절이 안 됩니다.

이때는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고장 난 면역체계를 바로 잡아서 혈관에 염증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혈류 순환을 돕고 혈관의 재생을 돕는 것도 꼭 필요한 치료 원칙입니다. 한의학적인 치료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팔 다리에 붉은 반점, 자반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색이 선명하고 개수가 적고, 연해지는 색 변화가 없다면 그냥 빨간 점이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앞서 보여드린 여러 가지 패턴 중의 하나가 의심되신다면 꼭 제대로 진료를 받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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