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운데 덥고 땀까지… 피부질환, 여름철 관리는 어떻게?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른다기보다는 ‘환부에 직사광선만 피하자.’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여름철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가려움이 있는 피부질환 환자분들은 힘들어하십니다.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짜증도 증폭됩니다.
가려움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에는 아토피피부염과 양진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피부질환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덜 힘들게 보낼 수 있을지 여름철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땀 관리를 잘하라!
여름철 피부질환 관리법 주의사항 첫 번째는 “땀 관리를 잘해라”입니다. 땀이 나면 따갑고 간지러움이 심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땀이 난다는 것은 체온이 올라가고 열이 난다는 거죠. 땀의 소금기도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나마 각질, 인설만 일어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분들은 땀에 덜 예민합니다. 피부가 건조하고 인설이 일어나는 것은 건조함을 베이스로 합니다.
땀이 나면서 피부 표면이 촉촉해지면 간접적인 보습 효과도 있어서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같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라도 피부가 건조하고 각질이 많은 환자들은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지내기 수월한 편입니다.
하지만 피부에 올록볼록하고 가려운 구진이 나타나는 양진 환자는 땀이 나면 더 힘듭니다. 특히 더운 계절 팔다리, 오금, 사타구니, 목 등 피부가 겹치는 부위에 열이 나고 땀이 나면 더 가렵고 따갑습니다.
여름을 잘 나려면 온도와 습도 조절이 필수입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잘 활용해야 하고요. 중요한 것은 제습기입니다. 20도 전후의 온도, 습도 50% 이내로 조절해야 합니다.
아토피피부염, 양진 환자라면 여름에 좀 덥더라도 꼭 얇은 속옷을 입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덥다고 속옷을 안 입으시면 땀이 나고 피부에 땀이 흐르면서 고이면 더 따갑고 간지럽고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등골, 벨트 라인에 땀이 직접 고이지 않도록 속옷을 꼭 입으세요.
팬티는 드로어즈 타입이라고 하죠. 얇고 편안한 반바지 타입의 속옷으로 사타구니 등이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땀이 나면 그때그때 속옷을 갈아입는 것은 기본이겠죠?
2. 선크림을 최소화하라!
여름철 피부질환 관리법 주의사항 두 번째는 “선크림, 자외선차단제는 최소화하라”입니다.
피부질환 환자라면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기보다는 양산, 몸을 가리는 얇은 옷, 챙이 있는 모자 등 물리적인 햇빛 가리개를 권해드립니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무기차단제(무기자차), 유기차단제(유기자차)로 분류됩니다.
우선 무기차단제란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과 같은 금속 성분으로 태양 광선을 반사하는 자외선차단제입니다. 무기차단제를 피부에 도포하면 금속 성분이 막을 형성해서 자외선이 들어오면 차단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피부에 도포했을 때는 하얗게 되는 백탁 현상이 나타납니다.
무기차단제, 금속 성분의 자외선차단제는 정상 피부일 때도 모공을 막는다든지 땀띠나 모낭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피부 가려움증 환자들은 무기차단제를 도포할 때 열 배출이 수월하지 않겠죠. 모낭염, 땀띠뿐만 아니라 피부 염증이 심해질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유기차단제란 벤조페논 같은 유기성분이 자외선을 흡수해서 열의 형태로 방출하는 자외선차단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화학성분들이 피부장벽이 예민한 아토피, 양진 환자들에게는 민감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분자량을 크게 만들어서 피부에 민감 반응은 줄이고, 물리적인 차단 효과까지 나타내는 화학성분들로 만들어진 화장품도 많죠. 일명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얘기하는 자외선차단제가 많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피부질환 환자라면 자외선차단제보다는 양산, 긴팔 옷, 모자 등으로 자외선 차단만 가볍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적절한 햇볕을 쬐는 것은 비타민 D 생성, 심신 안정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 피부 상태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기보다는 ‘환부에 직사광선만 피하자.’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3. 샤워, 목욕 시 자극을 피하라!
여름철 피부 관리 주의사항 세 번째 올바른 목욕법입니다.
아무리 더운 계절이더라도 목욕, 샤워 횟수는 하루 2회 전후가 좋겠습니다. 피부가 끈적끈적하고 가려워서 찬물로 샤워하면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잦은 샤워는 오물로 인해 환부에 2차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잦은 샤워는 좋지 않습니다.
아주 찬물로 목욕하면 어떨까요? 피부 표면 온도가 내려가서 시원하겠죠. 그런데 찬물에 혈관 수축이 되었다가 목욕 후에 몸이 다시 더워지면 반동적으로 극심한 가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통 샤워를 하시죠. 물줄기가 피부에 자극을 주면 할 때는 시원하지만, 물리적인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피부 자극에 대한 역치값이라고 표현하는데, 자극에 대한 역치값이 높아져서 지속적인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되죠. 그러면 샤워 후에 더 가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샤워, 목욕은 1일 2회 정도 하고, 환부 상처가 있다면 오물이 상처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목욕 후 상처 관리도 아주 중요합니다. 상처가 있다면 목욕 후 생리식염수를 흘려보내서 상처를 세척해야 합니다.
또 너무 차가운 물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36~37도 정도의 미온수로 샤워기보다는 통목욕을 하거나 물을 받아서 양동이로 몸에 부드럽게 물을 뿌리는 방법이 좋겠습니다.
샤워 후에는 물기를 닦을 때는 수건으로 마찰하지 마시고요. 부드럽게 꾹꾹 누르시고 여름철 흡수가 빨리 되는 가벼운 제형의 보습제를 도포해줘야 합니다. 여름에는 젤 타입의 보습제도 추천 드립니다.
4. 찬 음식을 조심하라!
여름철 피부질환 관리법 네 번째는 “찬 음식을 조심하라”입니다. 날씨가 더우니까 열이 나고 답답하면 찬물, 아이스커피, 탄산음료 찾기 쉽죠. 우리 여름에는 항상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먹고요.
우리 몸이 덥고 피부 표면 온도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속은 차가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아랫배, 위장은 차가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배를 따뜻하게 하는 속옷도 잘 안 입으시잖아요.
이때 찬물을 벌컥 들이키거나 찬 음식 많이 먹으면 설사하거나 배탈 나거나 장염이 올 수 있겠죠. 몸에 염증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가려움증은 당연히 심해집니다.
설사나 구토 증상이 심하면 탈수가 올 수 있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찬 음식으로 위장이 차가워지면 사지 말단까지, 피부 표면까지 혈류 순환이 잘 안되고, 피부 재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 굳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음식을 먹을 필요까지는 없겠죠. 하지만 지나치게 차가운 음식, 얼음 음료는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5. 너무 가려울 땐 시원한 식염수 거즈!
그 밖에도 상식적인 팁은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인 만큼 침구류, 베개는 자주 빨아주어야겠죠. 침구류, 베개 세탁 시 섬유유연제는 사용하지 마시고, 햇빛에 바짝 건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정 부위가 지나치게 가려울 때가 있죠? 이때는 식염수 거즈를 시원하게 해서 환부에 바릅니다. 거즈를 떼어낸 후에는 보습제를 바르는 것도 가려움 해소를 위한 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토피, 양진 환자분들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오랜 기간 사용하시면 피부 장벽이 약해집니다. 일반적인 햇빛 노출에도 햇빛 알레르기 같은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기간과 용량에 주의하고 사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 환자들은 겨울에는 건조해서 힘들고, 또 여름에는 습하고 땀이 나서 항상 가려움, 피부질환과의 전쟁을 하십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여름철 피부질환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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