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피부질환 약물 중단 후 리바운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용수철 이론] ft.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사이폴엔 엘리델

피부질환 리바운드, 꾹 눌렀던 용수철이 튀어 오르는 현상

용수철이 다시 뿅~ 하고 튀어 오릅니다. 약물로 열심히 억눌렀던 피부 증상이 다시 심해지게 되는 거죠.

만성적으로 피부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라면 스테로이드, 싸이폴N, 프로토픽, 엘리델 이런 약들을 한 번쯤 처방 받으셨거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약물들로 오랜 기간 지속되는 피부질환이 잘 치료되지 않는 경험도 많이 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런 약들을 다 써보고 열심히 먹고 바랐는데도 도대체, 왜 내 피부는 좋아지지 않을까요? 혹은 언제쯤 좋아질까요? 오늘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피부질환,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약물들

만성적인 피부질환은 넓은 의미의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 면역시스템은 바이러스, 세균, 오물 등 유해한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이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해결하기 위한 면역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자가면역질환이란 자신을 공격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면역체계가 고장 난 거죠. 그래서 면역반응을 쓸데없이, 과도하게 일으키고 그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 프로토픽, 엘리델 등은 면역세포 중 T세포가 활성화되고 면역반응으로 염증이 생기는 과정을 차단하는 약물입니다. 물론 약물마다 조금씩 기전의 차이는 있죠.

스테로이드는 TNF-알파, 인터루킨 같은 사이토카인의 전사를 억제해서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이폴엔, 산디문, 임프란타 등의 상품명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성분명은 싸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입니다.

이러한 면역억제제나 calcineurin inhibitor이라고 하는 칼시뉴린 억제제로 알려진 프로토픽, 엘리델 같은 약물은 칼시뉴린이라는 신호전달물질을 차단해서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물로 눌러둔 피부질환,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증상

환자분들께 만성적인 피부질환이 왜 발생하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저는 보통 용수철을 가지고 설명을 드립니다.

여기 용수철이라는 피부질환이 있습니다. 면역반응이 이상하게, 과도하게 일어나서 용수철이라는 피부질환이 생긴 거죠. 용수철을 꾹 누르고 있으면 증상이 잠잠해지겠죠. 그런데 용수철이 통! 튀면 증상이 발현한 것과 같습니다.

만약 용수철의 크기가 크면 자가면역반응이 심하게 일어나서 피부증상 역시 심한 거라고 쉽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토피, 건선, 자반증 등 면역체계가 고장이 나서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면 용수철처럼 증상이 뿅~ 하고 튀어 오르죠. 그래서 가렵고 붉어지고 진물이 난다거나 피부의 각질층이 증식되는 등 염증반응으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납니다.

스테로이드, 싸이폴엔, 프로토픽, 엘리델 등의 약물은 조금씩 기전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여 면역반응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즉,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 증상을 약물이라는 힘을 가해서 꾹 눌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부질환 리바운드, 테이퍼링을 해야 하는 이유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로 면역반응 자체를 억제했습니다. 용수철을 꾹 누르는 힘을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선 증상이 진정되겠죠.

‘이제 내 질환 다 나았나?’ 해서 눌렀던 힘을 덜어낼 때 문제가 생깁니다. 용수철을 꾹 눌렀던 힘을 걷어내면 어떻게 될까요? 용수철이 다시 뿅~ 하고 튀어 오릅니다. 약물로 열심히 억눌렀던 피부 증상이 다시 심해지게 되는 거죠.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로 만성적인 피부질환 잘 치료되지 않는 이유, 이해되셨나요? 보통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할 때 “테이퍼링을 해라”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테이퍼링이란 약물을 중단할 때 갑자기 툭 끊지 말고 조금씩 줄여 가라는 말인데, 왜 그럴까요?

무거운 무게로 용수철을 꾹 눌러놨는데, 한꺼번에 탁 들어내면 용수철이 확 튀어 오르겠죠. 따라서 눌렀던 힘을 조금씩 살짝 들어 올려서 용수철이 확 튀어 오르지 않도록 해야겠죠. 이것이 테이퍼링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같은 약물을 사용하셨던 분들이 테이퍼링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금씩 눌렀던 힘을 덜어내면 용수철이 팍 튀어 오르지는 않겠죠. 하지만 용수철 자체의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 한 언젠가 다시 튀어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용수철을 눌렀던 힘을 덜어내니 용수철이 튀어 올랐다고 또다시 무겁게 얹어서는 끝이 나지 않습니다. 전보다 조금 더 세게 무게 한 개 더 얹어서 증상이 억눌러졌다 하더라도 금방 증상이 튀어 오르게 됩니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저용량으로 치료하다가 점점 용량이 많아지고 연고의 등급이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죠.

만성 피부질환, 핵심은 치료계획 잘 세우기

물론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로 꾹 눌렀을 때 잘 치유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용수철 크기가 작다면 자가면역반응이 아주 살짝 발생한 경우도 있겠고요.

혹은 내 몸이 다행히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렸거나, 면역체계가 고장 난 환경이 개선되어서 용수철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면 재발하지 않는 행운의 케이스인 거죠. 스테로이드 2주 이내로 사용하고 피부 증상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바로 이런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몇 개월씩, 혹은 몇 년씩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 중인 상황이라면 용수철을 이렇게 눌러놓기만 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물의 장기 사용으로 정상 면역기능까지 저하되어 다른 부작용만 초래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자가면역질환, 만성 피부질환, 혈관염 등은 치료계획을 아주 잘 세워야 합니다.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면 무조건 용수철을 누르고 힘을 가할 게 아니라 용수철 자체를 없애는 치료계획을 세워야죠.

피부질환 개선, 치료를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 식습관도 중요하고요. 필요하다면 한의학적인 치료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올바르게 치료계획을 세워 드리고 나아가는 것이 제가 할 일이겠고요.

‘피부질환 리바운드, 왜 생기나요?’라는 주제로 설명해보았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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