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약물 사용, 2차성 주사피부염 유발!
피부 상태를 주시하고 약물을 3개월 이상 상습적, 장기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겠습니다.
피부 주변 혈관의 염증으로 안면홍조, 열감이나 따가움, 가려움 등이 나타나는 주사피부염. 주사피부염은 잘 낫지도 않고, 얼굴 위주로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대인관계부터 심리적인 고민도 많아지는 질환입니다.
주사피부염 환자분들은 처음부터 주사피부염인 경우도 있지만, 약을 먹거나 연고를 바르면서 다른 원인으로 인해 2차성 주사가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제 채널에 여러분들이 댓글로 문의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2차성 주사피부염의 여러 케이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스테로이드성 주사피부염으로 발전한 경우
목 부분에 건선이 있었고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연고 남은 걸 건조할 때 쓰셨다고 하네요. 엄청 효과가 좋길래 가끔 사용했는데, 나중에 홍조, 가려움, 따갑고 그래서 피부과 갔더니 주사피부염 진단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그동안 사용했던 연고가 스테로이드 연고였다고 댓글 주셨습니다.
2차성 주사피부염 환자들에게 가장 흔한 케이스입니다. 건선에서 시작해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남용하고 홍조, 따가움 등이 나타나는 스테로이드성 주사피부염으로 발전하였네요.
이분은 건선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얼굴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났다거나 여드름, 모낭염 등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스테로이드 사용 방법이나 기간, 부작용 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신 경우죠.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좋아지니까 장기간 오남용하면서 주사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당연히 항염 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를 위축시켜 얇게 하고 동시에 혈관을 확장시켜서 홍조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피부가 얇아지면 자극이나 감염에 취약해지겠죠. 피부가 쉽게 따갑고 열이 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햇빛이나 마찰, 자극에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붉어짐과 화끈거림, 따가움이 피부 면역기능의 저하로 이어지면 모낭염이 동반될 수도 있고 얼굴에 화농성 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홍조, 열감, 따가움, 가려움, 화농성 병변은 스테로이드의 오남용으로 나타나는 2차성 주사피부염의 대표 증상입니다. 이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스테로이드성 주사피부염이 생겼다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스테로이드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조금씩 줄이는 테이퍼링을 통해서 중단할지 아닐지는 피부 상태나 리바운드 상황에 맞춰 선택하시되, 어찌 되었든 스테로이드를 꼭 중단하시기를 강조 드립니다.
2. 스테로이드 오남용으로 부작용이 생긴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사용해서 피지오겔, 아토팜 같은 순하다는 크림을 발라도 얼굴이 뒤집어져서 못씁니다. 스테로이드 로션 약한 걸 쓰는데 평생 이렇게 살까 봐 힘들다, 이렇게 댓글 주셨어요.
위의 케이스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경우입니다. 스테로이드 오남용으로 주사피부염이 생기고 피부 장벽이 손상되니까 순한 보습제의 자극에도 트러블이 생기는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도 참 애매해지죠. 연고를 안 바르면 건조하고 따가움이 심해지고, 또 발라도 붉어지고 가렵습니다. 얼굴이 붉어지니까 스테로이드에 또 손을 대고 피부 장벽의 손상은 반복되는 거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이런 경우라도 꼭 스테로이드는 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지오겔 같은 순한 외용제, 보습제도 제형에서 차이가 나는데 크림 타입보단 로션 타입 제형이 좀 더 가볍게 도포되고 트러블이 덜할 수 있습니다. 보습을 강하게 한다고 욕심내어서 덧바르면 외용제의 유분이 또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겠죠.
세안 후에는 항상 수건으로 가볍게 눌러 닦아내시고 수분이 피부에 남아 있는 상황에 로션 타입의 보습제를 얇게 톡톡 치면서 도포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보습제를 선택하거나 바꾸실 때는 먼저 국소적으로 테스트를 꼭 해보시고, 그다음에 얼굴 전체에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3. 로아큐탄(이소트레티노인) 복용 후 붉어짐이 나타난 경우
로아큐탄을 전에 먹다가 끊고 5달 후에 다시 먹기 시작하신 분입니다. 로아큐탄 4일 정도 2알씩 먹었는데, 붉어져서 스트레스인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댓글 주셨습니다.
로아큐탄,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하고 붉어짐이 나타난 케이스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 비타민A 유도체죠. 각질 형성 세포의 재생을 차단하고 억제해서 피지 분비를 줄이는 작용을 합니다. 때문에 지성 여드름, 지루 피부 환자들이 많이 복용하시는데요.
로아큐탄 복용 후에 홍조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실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는 나쁜 것만은 아니죠. 각질층과 더불어 피부에 적절한 유막 형성을 통해서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고 피부를 일차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해서 피지 분비가 감소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얇아질 수 있겠죠? 그러면 또 홍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피부 건조와 피부 장벽 약화는 세트로 가죠. 자외선, 햇빛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붉어지고 염증이 생기는 광과민성 피부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 중이시라면 꼭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주셔야 합니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 섭취하시고 생활 관리가 필요합니다. 피부 상태를 주시하시고 약물을 3개월 이상 상습적, 장기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하겠습니다.
4. 엘리델 크림 사용 후 부작용이 온 경우
엘리델 크림 1~2달 쓰고 부작용이 온 분입니다. 엘리델 크림을 쓰면서 따끔거리고 화끈거림이 있었지만 정상 반응인 줄 알고 계속 쓰셨네요. 그 결과 없었던 모낭염, 염증, 피부 열감 생겼다고 회복될 수 있냐고 댓글 주셨습니다.
엘리델은 피부과 질환, 특히 얼굴에 많이 처방되는 연고입니다. 보통 얼굴 피부 증상이 있을 때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처방하고 그 기간이 장기화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겠죠. 그다음 단계로 부작용이 없다고 자주 처방받으시는 외용제입니다.
엘리델, 프로토픽은 작용이나 성분은 같은데, 칼시뉴린 억제를 통해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피부 감염이 아닌, 원인 불명의 염증이 지속될 때 종종 처방되는 외용제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엘리델 크림이 부작용이 없는 외용제로 많이 듣고 알고 계시는데요. 검색창에 ‘엘리델 크림’을 치면 효능, 효과와 사용상 주의사항이 나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엘리델 크림 장기 사용에 대한 안전성은 확립되지 않았고, 드물게 악성종양이 보고되기도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엘리델을 지속적으로 장기간 사용하거나, 2세 미만 영아,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조심하라고 합니다.
피부에서 발생하는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긴 하지만, 피부의 면역기능이 억제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엘리델 크림은 부작용 없이 안전한 약이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테로이드와 같은 부작용은 덜한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제 엘리델 사용 후에피부에서 다른 형태의 염증 반응이 일어나서 모낭염이나 홍조, 피부 열감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5. 수란트라 사용 후 증상이 악화한 경우
수란트라 처방받고 피부가 뒤집어졌는데, 처방받은 약 먹어도 더 붓는 것 같아서 안 드신다고 하십니다. 얼굴이 붓고 피부가 빨개지고 자잘하고 턱하고 볼 쪽으로 화농성 병변도 생기셨다고 합니다.
주사피부염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외용제, 바로 수란트라입니다. 수란트라는 모낭충 번식을 억제해서 염증성 변화가 있는 주사피부염 환자분들에게 많이 처방되는 약물입니다. 주사피부염 환자들 중에는 수란트라를 사용한 후에 드라마틱하게 호전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반면에 이분처럼 악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란트라 사용 후 악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봅니다.
모낭염이 동반되지 않는 주사피부염에 사용했다거나 적응증이 잘못된 거죠. 수란트라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수란트라가 잘 안 맞는 거죠. 또 모낭충을 아무리 억제해도 모낭충이 번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 피부 상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악화할 수 있겠죠.
따라서 수란트라가 필요한 주사피부염인지 즉 화농, 농포 같은 염증성 병변이 있는 주사피부염인지 꼭 체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또 수란트라를 사용해서 모낭충을 제거하더라도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해서 모낭충이 다시 번식하지 않도록 하는 생활 관리나 치료가 꼭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만약 수란트라를 사용하면서 증상이 심해진다면 이때 간혹 스테로이드 등이 같이 처방되기도 하는데, 절대 그렇게 하지 마시고요. 수란트라를 계속 사용해야 할지 아닐지를 상의하고 체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2차적으로 생기는 주사피부염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모든 피부질환의 치료에는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죠.
스테로이드, 로아큐탄, 엘리델, 수란트라 등 얼굴 피부질환에 많이 처방되는 약물과 부작용에 대해서 이야기하긴 했지만요. 이런 약물들이 꼭 부작용만 있는 것, 사용하면 절대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부질환이 만성적으로 반복되거나 사용 후 이전에 없던 피부의 변화가 발생한다면 약물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체크하고, 치료계획을 지속해도 되는지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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