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피부 치료, 별개로 보지 마세요!
건강한 식이, 생활 관리로 내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빠지면 좋겠습니다.
Q. 피부과 약 먹고 살찌는 경우도 있나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첫째, 대표적인 약이 스테로이드죠.
스테로이드를 먹으면 지방질 축적이 잘 일어난다고 합니다. 문 페이스(moon face)라고 부르는 달덩이 얼굴이 되거나, 미쉐린타이어 캐릭터처럼 배가 볼록하게 살찔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스테로이드는 장기 복용하는 약은 아니에요. 근데 환자분들이 이 병원 저 병원 자꾸 중간에 바꾸시거나, 피부질환이 잘 안 낫는 과정에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오남용으로 살이 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 항히스타민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면 입이 마를 수 있고, 위산 분비가 잘 안 되고 가스가 차는 등 소화 불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간접적으로 살이 찔 수도 있겠네요.
셋째, 항생제도 장기 복용하면 영향을 줍니다. 위장관에는 좋은 장내 미생물들도 있는데, 이게 줄어들면 간접적으로 소화 대사에 영향을 줘서 살이 찔 수 있습니다.
옛날 어르신들은 “피부과 약 독하다”고 얘기하시기도 하죠. 무조건 피부과 약이 독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일리 있는 말이긴 합니다.
Q. 피부질환 때문에 먹은 한약, 살찔 수도 있나요?
아니요! 오히려 살이 빠질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 중에 걱정되셔서 전화하시는 분이 있어요. 본인은 피부 때문에 한약을 먹는데, 한 달에 3kg 이상 빠졌다고 다이어트약 아니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살 빠져서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제가 하라는 대로 식이나 생활 관리를 잘 따르시면 남자 분들은 보통 한 달에 3~5kg 정도, 여자 분들은 2~3kg 정도 체중이 감량됩니다. 물론 반드시 빠진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살이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식이조절 때문이죠. 저희는 체질 식단을 하고 그에 맞춰서 식이생활, 관리를 합니다. 이게 피부 치료에도 좋지만 다이어트에도 좋습니다. 좋은 건 먹고 나쁜 거 안 먹으니까 몸에 지방이 덜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되는 거죠.
살이 찌고 비만이 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피부질환에 염증성 화학매개물이 증가하면 좋지 않겠죠? 그래서 다이어트를 잘하는 것도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악화 방지, 예방에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Q. 살찌면 피부병이 잘 생길 수도 있나요?
피부질환의 원인과 패턴이 정말 다양합니다. 그래서 살찐 사람은 피부병이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만이 피부에 좋을 수 없겠죠.
살찌면 지방질이 많아지니까 피지 분비, 땀 분비가 증가합니다. 그러면 모공을 막아서 모낭염, 여드름 등이 잘 생기겠죠. 피지가 많이 분비되고 피부가 축축해지면 세균이나 진균, 곰팡이 등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또 살찌면 잘 붓고 림프순환이 잘 안 됩니다. 혈액순환도 잘 안 되죠. 그러면 피부 재생이 잘 안 되고, 회복 속도도 늦어집니다. 그래서 좋을 수가 없어요.
살찐 사람들에게 잘 나타나거나 악화하기 쉬운 피부질환은 여드름, 모낭염, 모공각화증, 종기 등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가 겹치는 부위에 잘 생기는데, 살찌면 피부끼리 더 잘 밀착되겠죠. 그러면 그 부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습니다. 피지선이 많은 부위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 지루성 피부염입니다. 살찌면 지루성 피부염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살찌는 것이 피부질환의 원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피부질환 악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다이어트가 피부질환 호전에 도움이 되나요?
당연하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다이어트해라.”입니다.
간혹 다이어트 약 드시고 오히려 없던 피부 증상이 생겨서 오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 키토 식단이 몸에 맞지 않아서 두드러기나 가려움증이 생기는 ‘케토플루’를 앓는 분들도 종종 오셨어요.
다이어트약 중에는 식욕억제제, 잦은 배변을 유발하는 약, 또는 이뇨제로 탈수를 유발하여 살을 빼는 약도 있습니다. 이런 걸 드시면 당연히 피부가 안 좋아져서 오시죠.
다이어트한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체질을 보고 적절하게 맞추어 처방한 한약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가 ‘공장식 다이어트한약’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체질 진단 없이 제조된 다이어트한약을 드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분들은 두드러기, 가려움증, 주사, 홍조가 생겨서 오시기도 합니다.
피부질환 환자들이 무조건 다이어트 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건강하게 식이관리하면서 살이 자연스럽게 빠져야 한다는 거지 다이어트 한다고 피부가 치료된다? 이 말은 아닙니다.
원래 다이어트는 건강한 식생활을 의미하잖아요. 다이어트를 해서 피부를 치료한다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이와 생활 관리로 내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빠지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의 요점입니다.
‘나는 잘 모르겠다. 다이어트 했더니 이상하게 피부가 안 좋아진다.’ 이런 분들은 내원하시면 됩니다. 피부 때문에 오셔도 살도 빼드릴 수 있고, 살 때문에 오셔도 살 빼고 피부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무분별하게 해서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셔서 살도 빼고 피부도 치료하시면 좋겠습니다.
피부와 다이어트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건강하게 다이어트하시고, 건강한 피부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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